"돈과 물건, 그리고 전표는 반드시 한 쌍이 되어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 이것이 경영의 기본인 '일대일 대응'의 원칙이다."
— 이나모리 가즈오, <이나모리 가즈오의 회계 경영> 중에서
초기 스타트업은 성장에 집중하느라 영수증 처리나 장부 정리를 뒷전으로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 법인 카드로 긁고, 나중에 세무사에게 넘기면 되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나모리 가즈오는 이러한 '사후 처리' 습관이 기업의 부정과 부실을 만드는 씨앗이라고 경고합니다. 전표(Slip)는 단순한 종이 조각이 아니라, 기업 활동의 '사실(Fact)을 증명하는 유일한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이나모리 가즈오의 세 번째 원칙 '일대일 대응'을 통해, 스타트업이 반드시 지켜야 할 전표 관리 원칙과 그것이 어떻게 기업의 신용(Credit)으로 이어지는지 알아봅니다.
1. '일대일 대응'이란?: "물건이 움직이면 전표도 움직인다"
이나모리 가즈오가 교세라를 창업하고 가장 엄격하게 지켰던 규칙은 단순합니다. "전표 없이는 돈도, 물건도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보통의 회사들은 편의를 위해 물건을 먼저 보내고 나중에 전표를 끊거나, 외상 거래를 구두로 합의하고 월말에 몰아서 정리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 '시차(Time Lag)'가 생기는 순간, 숫자는 왜곡되고 경영자는 회사의 실태를 파악할 수 없게 됩니다.
일대일 대응의 3가지 핵심 요소
동시성: 거래가 발생한 '그 순간'에 전표가 발행되어야 합니다.
일치성: 현물의 수량과 전표의 숫자는 100% 일치해야 합니다.
실재성: 전표는 반드시 실제 거래(Fact)에 기반해야 하며, 가공의 거래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2. 전표 관리가 곧 '기업 신용(Credit)'인 이유
많은 대표님들이 "매출만 높으면 신용도가 높은 것 아닌가요?"라고 묻습니다. 하지만 금융 기관과 투자자가 보는 신용의 핵심은 '숫자의 신뢰성'입니다.
매출이 아무리 커도, 그 매출이 언제 발생해서 언제 입금되었는지 증빙(전표)이 명확하지 않다면 그 기업의 재무제표는 '추정치'에 불과합니다. 이나모리 가즈오 식의 철저한 전표 관리는 기업의 재무 데이터를 '누구나 믿을 수 있는 공적 기록'으로 바꿔줍니다.
'미루는 회계' vs '일대일 대응 회계'의 신용도 차이
구분 | 미루는 회계 (일반적 관행) | 일대일 대응 회계 (이나모리 식) |
증빙 관리 | 월말/분기말에 영수증 몰아서 정리 | 거래 발생 즉시 건별 입력 및 증빙 첨부 |
현금 시재 | 장부상 잔액과 통장 잔액이 자주 틀림 | 매일 마감을 통해 1원 단위까지 일치시킴 |
미수금 관리 | 누가 언제 입금했는지 파악이 느림 | 입금 즉시 해당 매출 전표와 매칭 (소거) |
기업 신용 | "회계가 불투명하여 리스크가 높음" | "내부 통제가 확실하여 신뢰할 수 있음" |
3. 스타트업을 위한 '일대일 대응' 실천 가이드
그렇다면 인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은 어떻게 이 원칙을 실천해야 할까요? 거창한 ERP 시스템보다 중요한 것은 '미루지 않는 습관'입니다.
① '가지급금'과 이별하십시오
대표가 개인적으로 쓴 돈인지, 회사 비용인지 불분명하게 처리하는 '가지급금'은 일대일 대응의 가장 큰 적입니다. 돈이 나갈 때는 반드시 '어떤 목적으로(Why)', '어디에(Where)' 쓰였는지 명시된 전표가 붙어야 합니다. 이것이 쌓여야 나중에 세무 리스크가 터지지 않습니다.
② 외상 거래(매출채권)는 발생 즉시 기록하십시오
"물건 보냈으니 나중에 청구서 보내자"가 아니라, 물건이 출고되는 순간 '매출채권(받을 돈)' 전표를 끊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회사가 받을 돈이 얼마인지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누락 없이 회수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흑자 도산을 막는 지름길입니다.
③ '더블 체크(Double Check)' 시스템을 만드십시오
이나모리 가즈오는 "사람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사람을 죄인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확인한다"고 했습니다. 전표를 작성하는 사람과 승인하는 사람, 그리고 실제 입출금을 집행하는 사람을 크로스 체크하게 하십시오. 이 시스템 자체가 기업의 신용 등급을 높이는 요소가 됩니다.
4. CEO를 위한 전표 관리 자가 진단
우리 회사의 신용 기초 체력은 어느 정도일까요? 다음 항목들을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일일 마감: 매일 퇴근 전, 그날의 현금 입출금 내역과 장부 잔액을 맞추고 있는가?
실물 대조: 창고에 있는 재고 수량과 재고 수불부(장부)의 수량이 정확히 일치하는가?
증빙 매칭: 법인카드 사용 내역 중 용도가 불명확하거나 영수증이 누락된 건이 '0'인가?
입금 매칭: 통장에 찍힌 입금자명과 실제 거래처, 그리고 해당 세금계산서가 정확히 연결되어 있는가?
5. 마치며: 완벽한 장부는 가장 강력한 자산이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회계가 불투명한 회사는 나침반 없이 항해하는 배와 같다"고 했습니다.
당장 눈앞의 매출을 쫓느라 전표 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진 않으신가요? 차곡차곡 쌓인 정확한 전표들은 훗날 회사가 투자를 받거나 큰 자금이 필요할 때, 회사의 가치를 증명해 주는 가장 강력한 '신용 자산(Credit Asset)'이 됩니다.
화려한 사업 계획서보다, 거짓 없는 투명한 장부 하나가 경영자의 진정성을 더 크게 대변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 본문의 인용구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회계 경영>(다산북스)의 내용을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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