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피할 수 없는 상황 중 하나가 바로 법적 분쟁입니다. 소송이 진행 중일 때,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더라도 회계상으로는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미리 반영해야 하는데요. 오늘은 실무자들이 가장 헷갈려 하는 소송충당부채의 회계처리 방법과 세무조정, 그리고 실제 금융권 사례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소송충당부채의 정의와 인식 기준
소송충당부채란 향후 소송 결과에 따라 비용 지출이 발생할 것이 확실시되지만, 그 정확한 금액이나 시기가 확정되지 않은 부채를 의미합니다. 기업회계기준(K-IFRS 제1037호)에 따라 다음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할 때 재무제표에 부채로 인식합니다.
소송충당부채 인식의 3요소
현재의무의 존재: 과거 사건의 결과로 현재 시점에 법적 또는 의제 의무가 존재해야 합니다.
자원 유출 가능성: 해당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경제적 효익이 있는 자원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아야 합니다.
신뢰성 있는 금액 추정: 의무 이행에 소요되는 금액을 신뢰성 있게 추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자원 유출 가능성이 희박하지는 않지만 '높음'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부채로 잡는 대신 주석에 우발부채로 공시하게 됩니다.
2. 회계처리 및 세무조정 방법
회계에서는 보수주의 원칙에 따라 손실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반영하지만, 세무상으로는 '권리의무확정주의'를 따르기 때문에 차이가 발생합니다.
회계 vs 세무 처리 비교표
구분 | 회계처리 (기업회계기준) | 세무조정 (법인세법) |
|---|---|---|
인식 시점 | 손실 가능성이 높은 시점 (충당부채 계상) | 판결 확정 등 사건이 종결되는 시점 |
소송가액 | 추정액을 비용 및 부채로 인식 | 손금불산입(유보) 처리 후 종결 시 손금 산입 |
변호사 비용 | 지출 시점에 즉시 비용 처리 | 원칙적으로 지출 시점 손금 인정 (단, 민사소송법상 비용은 종결 시) |
인지대/송달료 | 지출 시점에 비용 처리 | 사건 종결 시점에 손금 인정 |
주요 세무조정 포인트
소송가액 관련 충당부채: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했더라도 세무상으로는 인정되지 않는 충당부채이므로 반드시 <손금불산입(유보)> 처분을 해야 합니다. 이후 소송이 최종 종결될 때 반대의 세무조정을 통해 손금으로 인정받습니다.
변호사 착수금 및 보수: 이는 민사소송법상 소송비용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지출 시점에 바로 손금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3. 주요 사례 분석: 금융권 소송충당부채 현황
금융권에서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 이후 소비자들의 소송 제기가 늘어나면서 소송충당부채 규모가 크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하나은행: 2026년 1분기 기준 소송충당부채 액수가 약 635억 원에 달하며, 전년 대비 200억 원 이상 증가했습니다. 현재 피고로 계류 중인 소송만 290건, 소송가액은 4,236억 원 규모입니다.
KB국민은행: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약 635억 7,600만 원의 소송충당부채를 쌓아 재무 건전성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4. 실무상 유의사항 및 대응 전략
소송충당부채는 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직결되는 만큼 정교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전문가 의견 청취: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의 의견을 토대로 승소 가능성과 예상 배상액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보고기간 후 사건 고려: 재무제표 작성 기간 종료 후부터 공시 전까지 발생한 추가 증거(예: 1심 판결 결과)도 충당부채 인식 여부 판단에 반영해야 합니다.
증빙 서류 관리: 세무조정 시 유보 처분된 금액이 추후 소송 종결 시점에 누락 없이 손금 산입될 수 있도록 관련 판결문과 비용 지출 증빙을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소송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은데도 충당부채를 설정해야 하나요?
아니요. 승소 가능성이 패소 가능성보다 높다면 현재의무가 존재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아 충당부채를 설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자원 유출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이 아니라면 우발부채로 주석 공시를 검토해야 합니다.
변호사 비용은 무조건 지출할 때 바로 비용 처리가 가능한가요?
회계상으로는 지출 시점에 비용으로 처리합니다. 세무상으로도 변호사 착수금이나 성공보수는 지출 시점에 손금으로 인정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민사소송법 제109조에 따라 소송비용에 포함되는 성격의 비용이라면 사건이 종결되는 시점에 손금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소송충당부채를 설정하면 법인세를 적게 내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회계상으로는 비용(손실)으로 처리되어 이익이 줄어들지만, 세무상으로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손금불산입'하여 세금을 계산합니다. 따라서 실제 세금 절감 효과는 소송이 최종 종결되어 손금으로 확정되는 시점에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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