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재무제표를 뜯어보다가 예상과 전혀 다른 법인세비용에 놀라신 경험이 있으신가요?
세금이 왜 이렇게 많이 나왔지? 싶은 경우도 있고,
반대로 번 것에 비해 세금이 지나치게 적어 보이는 경우도 있죠.
사실 이런 차이는 회계와 세법이 ‘이익’을 바라보는 기준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에요.
회계는 기록을, 세법은 과세를 위한 기준을 씁니다
회계에서 말하는 이익은 ‘발생주의’에 따라 계산됩니다.
즉, 돈이 실제로 들어오거나 나간 시점이 아니라, 거래가 발생한 시점에 수익이나 비용을 인식하죠.
반면 세금은 ‘현금주의’에 조금 더 가까워요.
세법은 기업이 실제로 얼마를 벌었는지, 그리고 그 중 과세 가능한 이익이 얼마인지를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합니다.
회계 기준과 세법이 수익과 비용을 인정하는 기준이 다르다 보니,
같은 회계기간이라도 회계상 이익과 세법상 이익(과세표준)이 달라지게 되고, 결국 산출된 법인세액도 달라지게 되는 거죠.
그러면 왜 이렇게 달라지는 걸까요?
회계기준과 세법의 의견이 갈리는 경우에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어요.
1️⃣일시적 차이
일시적 차이는 지금 당장은 회계와 세법에서 인정하는 이익이 달라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그 차이가 사라지게 되는 차이예요.
일시적 차이를 유발하는 계정과목의 예시로는 감가상각비가 있어요.
어떤 장비를 1,000만 원 주고 샀다고 가정해 볼게요.
회계에서는 이 장비를 매년 200만 원씩 5년에 걸쳐 감가상각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어요.
하지만 세법에서는 100만원 씩 10년동안 상각해야 한다고 판단하는 거죠.
그럼 어떻게 될까요?
회사에서 장비를 200만 원씩 상각하는 5년 동안은,
회계처리한 비용보다 실제로 세법에서 인정해주는 비용이 더 적어서 세금을 더 많이 내게 되고,
6년차부터는 세법상 비용이 더 많아져서 세금을 적게 내게 돼요.
처음에는 차이가 발생하는 것 같지만, 끝까지 상각되고 난 이후에는 결국 회계든 세법이든 1000만 원이 감가상각되었다고 인정해주니까, 차이가 사라지게 되는 거죠.
즉, 결국 총 비용은 같아지지만, 시점의 차이로 인해 세금 부담이 앞당겨지거나 뒤로 밀리는 거예요.
이처럼 ‘언젠가는 맞춰지는 차이’를 일시적 차이라고 해요.
2️⃣영구적 차이
한편 영구적 차이는 말 그대로 영원히 차이가 나는 항목이에요.
대표적인 예가 접대비입니다.
회계상으로는 100만 원의 접대비를 전액 비용으로 인식할 수 있어요.
하지만 세법에서는 접대비에 한도를 정해두고 있어요.
예를 들어 접대비 한도가 연간 70만 원 이라면, 나머지 50만 원은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없어요.
이런 식으로 세법이 인정해주지 않는 비용은 결국 영구적으로 세금 계산에 포함되지 못하고,
그만큼 과세소득이 늘어나게 됩니다.
그럼 그 차이들은 어떻게 기록하나요? — 이연법인세자산과 이연법인세부채
회계에서는 법인세비용을 기록할 때, 단순히 세전이익 × 세율로 계산하지 않아요.
앞서 말한 일시적 차이를 고려해서, 미래에 낼 세금까지 미리 계산해서 현재에 반영합니다.
그럴 때 사용하는 개념이 바로 이연법인세자산과 이연법인세부채예요.
👉 이연법인세자산
지금은 세금을 더 냈지만 나중에 세금을 덜 내게 될 항목이 있다면,
미리 ‘세금을 선납했다’고 생각해서 자산으로 인식해요.
예: 올해는 비용을 세법에서 인정 안 해줬지만, 내년에는 인정될 예정
👉 이연법인세부채
한편 지금은 세금을 덜 냈지만 나중에 세금을 더 내야 하는 항목이 있다면,
미리 ‘세금을 빚졌다’고 생각해서 부채로 인식해요.
예: 올해는 세법상 수익이 적게 잡혔지만, 내년에는 늘어날 예정
그러면 손익계산서의 법인세비용은 어떻게 나오는 거죠?
이제 퍼즐을 맞춰볼 시간이에요.
회계상 법인세비용은 아래 두 가지를 더해서 계산해요.
1️⃣당기 납부할 실제 세금 (세무조정 후 과세표준에 대한 세율 적용)
2️⃣이연법인세 변동분 (일시적 차이로 인한 미래 세금 영향)
예를 들어:
올해 실제 납부할 세금: 500만 원
이연법인세부채로 200만 원이 새롭게 인식
→ 그럼 손익계산서에는 총 500+200=700만 원의 법인세비용이 잡히는 겁니다.
반대로, 이연법인세자산이 200만 원 생겼다면?
→ 손익계산서에는 법인세비용이 500-200=300만 원으로 줄어들게 돼요.
→ 실제 세금은 500만 원 냈지만, 회계상 비용은 300만 원이라는 거죠.
실제로 자주 볼 수 있는 법인세비용 관련 질문들🤔
Q. 흑자인데 왜 세금이 없어요?
과거에 적자가 누적돼 있어서, 그 손실(결손금)을 세금 계산에 반영했을 가능성이 있어요.
또는 이연법인세자산이 많아서 회계상 비용은 줄었을 수 있어요.
Q. 적자인데 왜 세금을 내요?
세법상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은 항목이 많거나, 일회성 수익이 세법상 이익으로 잡혔을 수도 있어요.
또는 가산세, 최소한의 세금(최소한세)이 발생한 경우일 수 있어요.
Q. 법인세율은 20%인데 왜 실제는 40%에 가까운 느낌이죠?
영구적 차이로 인한 비용 불인정, 이연법인세 조정 등으로 세전이익 대비 법인세가 과도하게 커보일 수 있어요.
마무리: 손익계산서의 법인세비용, “실제 낸 세금”은 아니에요.
회계에서의 법인세비용은
- 회계기준상 이익
- 세법 기준과의 일시적·영구적 차이
- 실제 당기 납부 세액
이런 요소들이 얽혀서 계산되는 복합적인 수치입니다.
요약 정리
- 회계상 법인세비용과 실제 납부세는 다를 수 있어요.
- 회계는 발생주의 기준, 세금은 현금주의에 가까운 세법 기준으로 손익을 인식해요.
- 회계기준과 세법의 수익/비용 인식의 차이는 일시적/영구적 차이로 나뉘어요.
- 이연법인세자산/부채는 미래 세금을 미리 반영하는 개념이에요.
- 손익계산서의 법인세비용은 실제 세금 + 이연법인세 효과가 합쳐져서 기록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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