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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3년 만에 $8.1B 기업가치를 기록한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 전략

벤처대출, 매출 파이낸싱 등 이제 우리나라에도 스타트업을 위한 다양한 금융 기법과 제도들이 도입되고 있죠. 우리 회사에 가장 잘 맞는 펀딩 전략을 선택하기 위해, 더 앞서 비즈니스에 맞는 여러 자금 조달 방법과 전략을 활용해 온 해외 스타트업들은 어떻게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지 스터디해 보았습니다.

1편은 그 시작으로 미국의 대표 핀테크 스타트업 중 하나인 Ramp의 케이스 스터디를 준비해 보았는데요. 창업 3년 만에 $8.1B 기업가치를 기록하며 데카콘을 눈앞에 두었던 Ramp가 시리즈 A부터 최근 클로징한 시리즈 D까지 어떠한 전략으로 자금을 조달해 왔는지 살펴보았습니다.

Ramp (자금 조달 횟수 9번, 누적 조달 금액 2.25조 원)

  • 기업용 법인카드·비용관리 플랫폼
  • 벤처캐피탈, 대출 활용

Ramp는 기업용 법인카드·비용관리 플랫폼을 운영하는 핀테크 스타트업입니다. 2019년 설립한 Ramp는 스타트업 법인카드 서비스인 Brex의 대항마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폭발적으로 성장하였습니다. 2019년 8월 시드 라운드부터 2023년 8월 클로징한 시리즈 D 라운드까지, 총 9번에 걸쳐 무려 2.25조 원($1.67B)을 조달했는데요. Ramp가 라운드별 조달한 금액과 활용한 파이낸싱 방법, 전략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Ramp 1

이미지 출처: Ramp

시리즈 A 전략: 비즈니스 초기, 최소한의 지분 희석으로 최대한 많은 현금 확보하기

Ramp는 2020년 2월 본격적으로 법인카드 서비스를 런칭하고, 한 해 동안 15배 성장하며 빠르게 비즈니스를 키워나갔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시리즈 A 라운드를 A3 라운드까지 진행하며 지분 투자로 2020년 2월에는 $15M, 12월에는 $30M를 조달했습니다. 2020년 12월 시리즈 A3 라운드 클로징 당시, Ramp CEO 에릭 글리만은 아직 통장에 시드 라운드에 조달한 금액 중 일부가 그대로 남아있고, 돈이 더 필요해 투자를 추가 유치한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는데요.

Ramp 3

이미지 출처: TechCrunch

 

자금이 더 필요한 상황은 아니지만 같은 라운드에서도 기업가치를 달리하여 지분 투자를 받은 것을 보면, 벤처 투자 시장과 비즈니스 상황이 좋을 때 밸류에이션을 빠르게 높이고 최소한의 지분 희석으로 현금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고자 한 것으로 그 전략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비즈니스 초기에는 보유한 자산이 적고 매출 규모가 크지 않아 현금을 넉넉히 확보하는 것이 이후의 자금 조달 라운드를 대비하는 데 가장 큰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또, Ramp는 시리즈 A 라운드를 한 번에 클로징하지 않고 여러 번에 걸쳐 기업가치를 조금씩 높여가며 투자를 유치하면서 자금 조달에 필요한 지분 희석을 최소화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리즈 B, C 전략: 대출 통한 자금 조달 비중을 높여, 스케일업 위한 자금 조달 규모는 키우되 지분 희석 방어하기

Ramp는 시리즈 B 라운드부터 대출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합니다. 어느 정도였냐 하면, 투자로 유치한 자금보다 대출로 유치한 자금이 더 많은 정도였죠. 2021년 시리즈 B 라운드 당시, Ramp는 대출로 $150M, 지분 투자로 $115M를 조달했습니다. 비율로 치면 대출 57%, 투자 43% 수준이었습니다. 2022년 3월 클로징한 시리즈 C 라운드에서는 대출로 $550M, 투자로 $500M(2021년 8월 C1, 2022년 3월 C2 포함)를 조달하며 약 5:5의 비율로 대출과 투자를 혼합하여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한 자금 조달 라운드에 대출과 투자를 모두 활용하는 Debt & Equity Mix로 지분 희석을 최대한 방어한 것이죠.

Ramp 4-4

이미지 출처: TechCrunch, Crunchbase

Ramp가 밝힌 대출 파이낸싱(Debt financing) 성공 스토리를 살펴보면, Ramp가 주요 자금 조달 전략으로 대출을 선택한 이유를 알 수 있는데요. 현금성 자산 담보 대출이든 신주인수권을 포함한 지분 벤처대출이든 대출은 지분 투자보다 자금 조달 비용이 저렴할 수밖에 없고, Ramp는 카드 채권을 바탕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어 그중에서도 지분 희석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자산 담보 대출을 택했다고 합니다. Ramp처럼 카드 채권이 없더라도 현금성 자산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들로 모든 종류의 매출채권, 로열티(음악, 제약, 특허 등) 등을 꼽았죠. 아티클에는 언급되진 않았지만, 시리즈 A 라운드에 넉넉하게 확보해 둔 현금 역시 대출을 받는 데 막대한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시리즈 B 라운드부터 시리즈 C 라운드까지, 연이어 큰 규모의 대출 파이낸싱을 일으키기 위한 Ramp의 큰 그림(?)은 아니었을지 추측해 봅니다.

Ramp 5

이미지 출처: Ramp

아울러, 이 시기는 Ramp가 매년 10배 이상 성장하며 기업가치를 빠르게 높인 시기이기도 한데요. 포스트 머니 기준 21년 4월 시리즈 B $1.6B, 21년 8월 시리즈 C1 $3.9B, 22년 3월 시리즈 C2 $8.1B의 기업가치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금액을 조달하더라도 라운드마다 2배 이상씩 높인 기업가치를 바탕으로 투자를 유치할 경우 지분 희석이 덜 발생하기 때문에, 대출-투자 혼합 전략과 함께 비용효율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데 유효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시리즈 D 전략: 다운 라운드에서는 최소한으로 투자 유치하기 + α

벤처 투자 시장이 위축되며 직전 라운드보다 낮은 기업가치로 투자를 유치하는 다운 라운드(Down round)가 일반화되고 있는데요. 경제 침체 속에서도 전년 대비 4배 매출 성장을 이룬 Ramp도 다운 라운드를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Ramp는 2023년 8월 시리즈 D 라운드를 유치하며, $5.8B의 기업가치로 지분 투자로 $300M를 조달했습니다. 지난 라운드 대비 28% 낮아진 밸류에이션이었습니다.

Ramp 6

이미지 출처: Bloomberg

대신 다운 라운드에서의 Ramp의 자금 조달 전략을 살펴볼 수 있었는데요. 지분 투자를 유치할 경우, 지난 라운드 대비 기업가치가 낮아져 자금 조달 비용이 더 커졌기 때문에(=지분을 더 많이 희석해야 하므로) 조달 자금 규모를 줄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시리즈 B, C 라운드 때보다 매출, 고객 수, 임직원 수 등 비즈니스 규모는 훨씬 더 커졌지만, 조달 규모는 $115M(시리즈 B) → $500M(시리즈 C) → $300M(시리즈 D)로 감소한 것이죠. 다운 라운드에서는 증가한 자금 조달 비용에 따라 지분 투자를 통한 자금 조달을 소극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Ramp가 다운 라운드에서 소극적인 자세만 취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Ramp가 전략적인 것은 이 와중에도 다운 라운드를 활용하여 기업을 인수했다는 것이에요. 현재 시장이 하락장이라는 것은 우리 기업의 가치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의 가치도 함께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기업을 인수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지난 6월, Ramp는 AI 기반 고객 응대 툴 ‘Cohere.io’를 인수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를 통해 Ramp의 다운 라운드 자금 조달 전략뿐만 아니라 인수 전략까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Ramp 7

이미지 출처: Forbes

 

Ramp의 자금 조달 전략에서 배울 점

  1. 비즈니스 초기, 최소한의 지분 희석으로 최대한 많이 현금 확보하기
  2. 스케일업 단계, 대출 통한 자금 조달 비중 높이며 지분 희석 방어하기
  3. 벤처 투자 하락장, 다운 라운드에서는 최소한으로 투자 유치하기
  4. 모두의 위기는 나의 기회, 다운 라운드 시장을 M&A 기회로 활용하기

여러 스타트업의 Fundraising 전략을 한 번에 정리하는 아티클을 준비하다, Ramp의 케이스 스터디 1개 만으로도 배울 점이 많아 이번 편은 Ramp의 자금 조달 전략을 중점적으로 살펴보았어요.

다음 편에는 다른 비즈니스 모델의, 다른 자금 조달 전략을 가진 스타트업들의 사례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