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 통장에 5천만원이 찍혀 있다면, 대표님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회사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1인 대표 혹은 소규모 기업을 운영하는 사장님이라면 우선 한숨 돌리게 될 겁니다. ‘한 달은 버틸 수 있겠다’ 같은 안도감이 들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다음 달이 되면 어떨까요? 임대료 2천만원, 월말 외주비 1,500만 원, 직원 급여 1,500만원을 빼고 나면 금세 다시 잔고는 0원을 향해 갑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이렇게 미래를 예측하며 지금의 통장 잔고를 바라보는 경우는 드뭅니다. 당장의 현금은 커다란 착시를 주거든요.통장 잔액이 곧 쓸 수 있는 돈이라는 착각. 이걸 '자금 착시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이 착시 속에서 자금 계획을 세우다가 어느 날 위기를 맞는 대표가 적지 않습니다.
오늘은 이 착시가 왜 생기는지, 그리고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지를 정리했습니다.
통장에 돈이 있는데, 왜 쓸 돈은 항상 없을까
초기 대표가 가장 자주 하는 실수는 통장 잔액만 보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입니다. 통장에 5천만 원이 찍혀 있어도 그 돈 전부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은 아닙니다. 이미 약속된 지출이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5천 만원이 있더라도 실제 가용액은 0원인 셈이죠.
이 상태에서 예상 밖의 비용이 터지면 상황은 급격히 나빠집니다. 고객사 긴급 외주, 장비 고장, 서버 다운. 대표는 급하게 대출을 받거나 협력사에 "이번 달은 드리기 어렵겠습니다"라고 말해야 하는 처지가 됩니다. 이 과정에서 대표와 기업은 신용도가 깎이고, 거래처와의 관계에도 금이 가게 됩니다. 통장에 찍힌 숫자 하나를 믿었을 뿐인데, 회사의 신뢰가 흔들리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죠.
가용액 공식, 이것 하나면 충분합니다
착시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통장 잔액 - 약속된 지출 = 실제 가용액(Free Cash)
이걸 '자유 현금'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매일 아침 5분이면 됩니다. 메모장이든 엑셀이든 열어서 이번 주에 나갈 돈만 정리해보는 것이죠.
월요일 임대료 2,000만 원, 수요일 외주비 500만 원, 목요일 통신비 50만 원, 금요일 급여 1,500만 원. 이번 주 총 지출은 4,050만 원입니다. 통장 5천만 원에서 빼면 남는 돈은 950만 원.
비로소 950만 원이 이번 주의 '진짜 예산'입니다. 이 범위 안에서만 추가 비용을 집행할 수 있다는 판단이 비로소 가능해집니다.
주간 지출만 챙기면 충분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자금 위기의 대부분은 '갑자기' 터지는 것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시점에 터집니다.
분기마다 나가는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1월과 7월의 부가세, 연말 보험료. 이런 비정기 지출을 미리 파악해두면 3개월 전부터 현금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빠져나가면 "통장이 비었다"는 상황이 현실이 됩니다. 심한 경우 미납으로 계약 위반까지 이어지기도 하죠.
여기까지는 '나갈 돈'의 착시였습니다. 그렇다면 '들어온 돈'에도 같은 함정이 있을까요?
선금은 아직 내 돈이 아닙니다
디자인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고객사가 계약금 500만 원을 보내왔습니다. 통장에 500만 원이 찍혔지만, 이 돈은 아직 대표의 돈이 아닙니다.
프로젝트를 완료해야 비로소 매출로 인식됩니다. 고객이 중도에 취소하면 그대로 반환해야 하고요. 회계에서는 이 돈을 '부채'로 분류합니다. 일을 해야 할 의무를 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달 수익이 500만 원"이라고 안심하는 순간, 또 다른 착시가 시작되는 셈이죠.
반대 상황도 존재합니다. 이번 달에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대금은 다음 달 10일에 받기로 한 경우입니다. 장부에는 매출로 잡히지만 통장에는 0원. 이것이 '미수금'입니다.
"매출이 1천만 원인데 왜 통장에 500만 원밖에 없지?" 하는 의문이 드는 순간, 나머지 500만 원은 아직 약속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떠올려야 합니다. 거래처 사정에 따라 그 돈이 영영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매월 이 세 가지만 점검하세요
자금 착시에서 벗어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매월 세 가지를 점검하는 것입니다.
1️⃣ 나갈 돈 합산
고정비, 변동비, 비정기 비용까지 이번 달 통장에서 빠져나갈 총액을 계산합니다. 분기별 세금이나 연간 결제 비용을 누락하면 착시는 그대로 반복됩니다.
2️⃣ 들어올 돈 구분
이미 입금된 돈, 받기로 한 돈(미수금), 반복 수입(구독료, 월간 용역)을 따로 정리합니다. 받기로 한 돈은 입금되기 전까지 확정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3️⃣ 돌발 비용 대비
지난 3개월간 예상 밖에 터진 비용이 있었다면, 이번 달에도 비슷한 수준의 지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세 가지를 정리한 뒤, 뺄셈 하나만 하면 됩니다.
통장 잔액 + 들어올 현금 - 나갈 현금 = 한 달 뒤 예상 잔액
이 숫자가 마이너스라면, 지금 당장 움직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매달 수기로 하기 어려우시다면
이 계산을 매달 수기로 하다 보면 빠뜨리는 항목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계좌가 여러 개이거나 거래가 복잡한 경우에는 더 그렇습니다. 잘못된 예상 잔액을 근거로 경영 판단을 내리면, 착시를 알면서도 같은 위기를 반복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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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가 할 일은 하나입니다. "이 현금흐름이면 다음 주는 괜찮은가, 다음 달은 어떤가." 그 판단에만 집중하면 됩니다.